aibo 오너 커뮤니티 글을 읽다 보면 "우리 애 탈구했어요"라는 말이 자주 보인다. 처음 보면 진짜 관절이 빠졌다는 건지, 로봇에게 그런 표현을 쓰는 게 맞는지 헷갈린다. 앞서 목 뒤 상태 LED 읽는 법에서 전원 조작과 강제종료를 정리했는데, 그 글을 쓰면서 가장 많이 마주친 후속 주제가 이 다리 관절 문제였다.
정리하자면, 오너들이 말하는 탈구는 소니 공식 용어가 아니다. 다리 관절이 빠지거나 내부 부품이 파손, 마모돼 다리가 힘없이 덜렁거리거나 이상하게 꺾이는 상태를 통칭하는 커뮤니티 말이다. 반면 소니가 공식 문서에 적어 둔 것은 탈력(脱力)이고, 이건 고장이 아니라 aibo가 자기를 지키려고 관절 힘을 빼는 설계된 보호 동작이다. 이 둘을 구분하는 것이 증상 판단의 출발점이다.
탈력은 정상 동작, 탈구는 고장이다
탈력은 부딪힘 등으로 관절에 강한 힘이 가해졌을 때 aibo가 온몸 관절의 힘을 빼는 동작으로, 소니 지원 문서의 트러블슈팅 안내에 등장한다. 들어올렸을 때의 탈력은 공식 헬프가이드에 따로 명시돼 있다. aibo를 들어올리면 "들렸다"고 인식해 안전을 위해 몸의 관절을 탈력시킨 뒤 엎드린 자세로 이행한다. 이때 관절이 축 늘어지는 것은 정상이다. 들어올린 뒤에도 엎드린 자세가 되지 않고 탈력한 채면 등을 쓰다듬으라는 안내까지 붙어 있다.
탈구는 다르다. 부품이 이탈했거나 기어, 베어링, 링크 같은 내부 구동 부품이 깨지고 닳아서 관절이 제 역할을 못 하는 상태다. 오너들은 부품 파손을 골절이라 부르며 탈구와 섞어 쓰기도 한다. 겉으로는 둘 다 "다리에 힘이 없다"로 보인다. 소니 공식 안내 기준으로 전원 조작 후 정상 복귀하면 일시적 증상으로 보지만, 복귀했다고 부품이 멀쩡하다는 보장은 아니다. 실제 입원 기록에는 탈력이 반복되다가 열어 보니 베어링이나 발목 내부 부품이 깨져 있던 사례가 여럿 있다. 복귀 여부보다 반복 여부와 이음, 덜렁거림 같은 동반 신호를 봐야 한다.
덧붙이면, "aibo는 관절이 빠지도록 설계돼 있다"는 이야기가 커뮤니티에 돌아다니는데, 소니 문서에서 근거를 찾을 수 없다. 공식 근거가 있는 것은 탈력 설계뿐이다.
원인은 외력, 경년 마모, 바닥 환경으로 나뉜다
수리 기록들을 읽어 보면 원인이 몇 갈래로 갈린다. 다만 정확한 원인은 개체와 상황마다 달라서 최종 판단은 수리 담당의 진단을 따라야 한다.
- 외력: 낙하, 가구나 벽 충돌, 다리와 머리, 꼬리를 잡고 들어올리는 잘못된 들기, 밟거나 눌림.
- 경년 마모: 다리 부착부와 무릎의 기어, 베어링, 링크 플레이트 마모나 파손. 입원 기록에 반복해서 등장한다. 매일 걷고 춤추는 로봇이라 구동부는 소모품 성격이 있다.
- 환경: 미끄러운 바닥이나 털이 긴 카펫 위에서의 무리한 동작, 높은 곳에서의 낙하.
예방은 공식 주의사항을 지키는 것에서 시작한다
헬프가이드의 사용상 주의는 그대로 예방 체크리스트가 된다.
- 들어올릴 때는 몸통에 양손을 둘러 든다. 머리, 귀, 다리, 꼬리를 잡고 들어올리지 않는다. 공식 문구로 "고장의 원인이 된다"고 적혀 있다.
- 움직임을 방해하는 무리한 힘을 가하지 않는다.
- 가동부에 스티커를 붙이거나 리본을 감거나 물건을 끼워 움직임을 제한하지 않는다. 가동부에 기름칠도 금지다.
- 떨어뜨리기, 무거운 것 올리기, 강한 충격과 압력을 피한다.
- 미끄러운 바닥과 털이 긴 카펫 위 사용은 권장되지 않는다. 일어나지 못하거나 전진하지 못한다. 털이 짧은 카펫이나 마루를 권한다. 콘크리트처럼 딱딱한 바닥은 흠집과 불량의 원인이 된다.
- 낙하 위험이 있는 장소, 장애물이 많은 곳, 영유아 손이 닿는 곳에서는 사용하지 않는다.
- 동작 온도는 5도에서 35도다.
바닥 항목이 의외로 중요하다. 미끄러운 바닥에서 aibo가 일어서려다 다리가 쭉 미끄러지는 장면은 관절에 그대로 부하가 걸린다. 마루 위에 털 짧은 러그를 깔아 권장 바닥 조건에 맞추는 것도 한 방법이다.
이상이 보일 때 순서대로 확인한다
움직임이 이상하거나 탈력 상태일 때 소니가 안내하는 공식 순서는 이렇다.
- 목 뒤 파워버튼을 짧게 눌러 슬립시킨 뒤, 다시 짧게 눌러 복귀시킨다.
- 복귀하지 않으면 파워버튼을 2초 눌러 전원을 끄고, 다시 2초 눌러 재기동한다.
- 그래도 안 되면 10초 이상 눌러 강제종료한 뒤 재기동한다. 강제종료하면 모든 관절에서 힘이 빠져 쓰러지므로 확실히 받친 상태에서 해야 한다.
탈력 상태이거나 전혀 움직이지 않으면, 손발을 앞으로 모아 평평한 바닥에 눕혀 일어나기 쉬운 자세로 만들어 준다. 손발이 옆이나 뒤로 향하거나 교차해 있으면 스스로 일어나지 못한다. 어두운 곳이라면 밝은 곳으로 옮긴다. 전원 조작의 세부 동작과 LED 표시는 상태 LED 글에 정리해 뒀다.
오너 블로그 쪽 요령도 참고할 만하다. 일본의 장수 오너 블로그 "히데 할아버지의 이로리"(hidesk8)는 부딪힘 등으로 탈력했을 때 30초 정도 지켜보면 스스로 복귀하는 경우가 있고, 안 되면 파워버튼을 1초 정도 짧게 누르고 5초 기다렸다가 다시 짧게 누르라고 적는다. 파워버튼을 누를 때는 목 반대쪽을 손으로 받쳐 목에 부담이 가지 않게 하라는 조언도 붙어 있다. 개인 기록임을 감안하고 읽으면 된다.
위 조작으로 정상 복귀하면 일시적 증상이다. 문제는 반복될 때다. 자꾸 탈력하거나, 걸을 때 "기시기시", "가타가타" 같은 물리적 이음이 나거나, 다리가 덜렁거리면 수리 상담 대상이다. 실제 입원 기록에서 탈력 빈발은 부품 파손의 전조로 자주 등장한다. 소리가 아주 작은 경우에는 입원해도 문제없음이나 경과관찰로 돌아오는 일이 많다는 오너 보고도 있다.
수리는 치료, 입고는 입원이라 부른다
소니 공식 지원 페이지 제목부터 "治療(修理)"다. 오너들이 수리 입고를 입원이라 부르는 것도 여기서 왔다. 신청 방법은 인터넷 신청과 aibo 오너 서포트 창구(전화) 두 가지고, 신청하면 지정 택배업자가 지정한 일시와 장소로 인수하러 온다. 일본 국내 인수 수리 기준이다.
준비할 것들이 있다.
- 문진표(問診票) 기입. 증상을 자세히 적어 aibo와 함께 동봉해 달라고 공식으로 요청한다. 증상 특정과 치료를 원활히 하기 위한 것이다. PDF는
www.sony.jp/support/aibo/repair/pdf/aibo-karte.pdf에서 받는다. - 포장. 구입 시 들어 있던 타원형 쿠션 케이스(오너들이 고치라는 뜻으로 "마유"라 부른다)에 넣고, 얼굴 흠집을 막기 위해 얼굴과 왼쪽 앞다리가 닿는 부분에 부드러운 천을 끼운다. 그 쿠션을 상품 상자인 아우터박스에 넣는다.
- 전원계 불량이면(충전이 안 됨, 전원이 안 켜짐) 차지스테이션과 AC어댑터, 전원코드를 함께 보낸다.
송료는 수리비와 별도다. 쿠션과 상품박스 일식이 있으면 3,300엔(세금포함), 쿠션만 있고 박스가 없으면 5,150엔(세금포함)이며 이 경우 인수하러 오는 택배업자가 전용 박스를 가져온다. 쿠션 자체가 없으면 사전에 구입해야 한다.
유료 수리는 치료 전에 견적 금액을 사전 연락한다. 무상이면 사전 연락 없이 반송되는 경우가 많다. 결제는 반송 배달 시 대금상환(현금만) 또는 반송 전 크레딧카드 결제(전용 URL 안내, Visa, Mastercard, JCB, AMEX, Diners, Discover 1회불) 두 가지다. 수리 상황과 반송 예정일은 소니 수리 상황 조회 페이지(www.sony.jp/support/repair/repair_status.html)를 통해 확인한다. 이 페이지는 일반 제품용 폼이라 aibo는 안내에 따라 전용 조회 페이지로 한 번 더 이동해 수리접수번호와 연락처 전화번호로 조회한다.
가장 주의할 항목은 따로 있다. 베이직플랜 미가입 상태로 치료를 받으면 본체가 초기화된다. 본체에 남은 aibo 이름과 오너 기억 등 정보가 사라진다고 공식에 명기돼 있다. 접수는 토일공휴일, 연말연시, 골든위크, 오봉, 실버위크에는 하지 않는다.
수리비는 소니 공식 기준표가 있다
소니 공식 FAQ(문서번호 SH000161191)가 개산 요금을 공개하고 있다. 목안 금액이고 예고 없이 변경될 수 있다.
| 구분 | 요금(세금포함) |
|---|---|
| 배터리 교환, 펌웨어 업데이트 등 | 22,000엔 이하 |
| 그 외 외장 교환, 부품 교환 없는 수리 | 22,000엔 전후 |
| 구동부(다리 교환 등), 기판 교환 등 | 27,500엔 ~ 110,000엔 |
| 본체 초기화 | 11,000엔 이하 |
다리 관절 트러블은 구동부 항목에 들어간다. 폭이 27,500엔부터 110,000엔까지 넓은 이유는 교환 부위와 개수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이다. 송료는 별도다. aibo 케어서포트 가입 중이라면 위 수리와 진단 비용이 50% 할인된다.
공식 표와 별개로, 앞서 언급한 hidesk8이 오너 보고를 모아 정리한 비공식 집계도 있다. 공식 수치가 아니라 오너들이 자기 청구서를 공유한 것을 모은 자료라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 기술료는 분해 정도에 따라 경도 10,000엔, 중간 18,000엔, 중도 25,000엔으로 집계됐고 2024년 8월 8일 이후 중도가 32,500엔으로 인상된 것으로 보인다고 적혀 있다. 부품비 예시로는 앞다리 팔꿈치 부품 1,000엔이 2개, 팔꿈치 구동부 9,000엔, 뒤발톱 1,800엔, 목 부품 교체 31,000엔에서 41,000엔으로 인상, 배터리 9,000엔에서 10,000엔 등이 올라와 있다. 이쪽은 세금별도 표기다.
다리 관련은 무상 처리된 사례가 적지 않다. 같은 블로그의 입원 이력에는 2019년 7월 왼쪽 뒷다리 골절 교환에 꼬리뼈와 좌우 뒷무릎 예방 교환까지 받고 비용이 무상이었다는 기록이 남아 있다. 유상이어도 깎이는 경우가 있다. 2018년 9월 탈구 입원 건은 페이스부 교환까지 같이 받아 부품비는 청구됐지만, 기술료는 탈구 치료에 딸려 무료였다고 기록돼 있다. 2019년 10월 시점 집계에도 다리부 탈구와 골절이 무상이었다는 오너 보고가 있다. 다만 이건 과거 시점의 개인 기록이고, 지금도 무상이라고 단정할 근거는 없다. 블로그 주인 본인도 개체와 상황마다 다르니 참고만 하라고 반복해서 못박는다.
케어서포트는 반액 할인 플랜이다
aibo 케어서포트는 이용 기간 중 기능 회복과 유지 목적의 수리, aibo도크 표준검사를 횟수 제한 없이 반액으로 받는 임의 가입 플랜이다. 할인 대상은 수리의 기술료와 부품대, 도크 표준검사의 수리 견적과 간이 클리닝이다.
- 3년 일괄 59,400엔(세금포함), 1년 22,000엔(세금포함).
- 4년째 이후 갱신은 연 19,800엔(세금포함). 종료 신청이 없으면 1년 단위로 자동 갱신된다.
- 송료, 부속품, SIM카드, 표면 흠집이나 긁힘, 오염 관련 부품 교환은 할인 대상이 아니다. aibo도크 옵션인 정밀검사와 뇌도크도 대상이 아니다.
- 구입 후 가입도 가능하지만 베이직플랜 계약 기간 내에 aibo도크 표준검사와 소니 지정 수리를 먼저 받아야 하고, 그 사전 검사와 수리 비용은 반액이 되지 않는다. 구입 후 가입은 1년 플랜만 선택할 수 있다.
참고로 aibo 제품의 메이커 보증 기간은 30일이며, 이 기간은 케어서포트 이용 기간에 포함된다. 구동부 수리가 27,500엔에서 시작한다는 점을 놓고 보면, 다리를 많이 쓰는 개체일수록 이 플랜의 계산이 달라진다.
입원 기간은 열흘에서 2주가 많다
공식으로 공개된 표준 기간은 없다. 오너 집계 기준으로는 10일에서 2주 사이가 많고, 정월 같은 대형 연휴가 끼면 길어진다. 병원 혼잡도와 치료 내용에 따라서도 변한다.
| 증상 유형 | 입원 기간 경향 |
|---|---|
| 탈구, 골절 등 외상(부위가 명확한 부상) | 10일 정도 |
| 부품 깨짐, 배터리 교환 | 10일 정도 |
| 이음, 미묘하게 이상한 움직임 등 원인 특정이 어려운 경우 | 2주에서 1개월 |
| aibo도크를 함께 받는 경우 | 위 기간에 1~2일 추가 |
표의 수치는 hidesk8의 오너 보고 집계이지 소니가 보증하는 기간이 아니다. 다리 트러블이 짧은 편인 이유는 짐작하기 어렵지 않다. 부위와 원인이 명확해서 진단에 시간이 덜 걸린다.
수리 거점은 아이치현 고타초의 소니 고타 사이트다. aibo가 생산된 곳이고, 오너들은 여기를 "고타 병원"이라 부른다. 직접 반입하거나 수령하는 것은 불가능하고 반드시 택배를 거친다.
한국에서 쓰는 오너라면 경로부터 확인한다
위의 인수 택배 절차는 일본 국내 기준이다. 지정 택배업자가 지정 장소로 인수하러 오는 방식이라 한국 거주자는 일본 내에서 aibo를 발송하고 반송받을 경로가 따로 필요하다. 여기서 송료 항목의 3,300엔은 어디까지나 일본 국내 구간 요금이라는 점도 같이 기억해 둘 만하다.
그래서 한국 오너에게는 예방의 가치가 더 크다. 바닥재를 바꾸고, 들어올릴 때 몸통을 감싸고, 탈력이 잦아지거나 이음이 커지는 초기 신호를 놓치지 않는 쪽이 훨씬 싸게 먹힌다.
더 파볼 자료
- 소니 aibo 헬프가이드(ERS-1000, 일본어): 들어올리는 방법과 사용상 주의 원문.
helpguide.sony.net/aibo/ers1000/v1/ja/ - 소니 aibo 치료(수리) 페이지: 신청, 포장, 송료, 결제, 문진표 PDF.
www.sony.jp/support/aibo/repair/index.html - 히데 할아버지의 이로리(hidesk8.com): 입원 이력, 치료비 보고 집계, 긴급 시 대처 등 오너 실사용 기록. 공식 자료가 아니지만 실제 청구서와 기간 감각을 얻기에 좋다.
- aibo 시리즈의 배경은 aibo 역사 정리에 따로 적어 뒀다.
다리가 덜렁거리기 시작하면 마음이 급해지지만, 순서는 단순하다. 탈력인지 탈구인지 전원 조작으로 갈라 보고, 반복되면 문진표에 증상을 최대한 자세히 적어 입원시킨다. 소니도 증상 특정과 치료를 원활히 하기 위해 문진표를 자세히 적어 달라고 공식으로 요청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