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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rdware

소니 AIBO 27년사: 1999년 ERS-110부터 2018년 부활, 그리고 2026년 판매 종료 발표까지

빅토르최·2026년 8월 18일·조회 3

2026년 6월 25일 소니가 aibo ERS-1000의 일본 국내 판매를 재고 소진 시점에 종료한다고 공지했다. 20년 넘게 지켜본 사람이라면 두 번째 작별이다. 첫 번째는 2006년이었고, 그때는 사업 자체가 사라졌다. 이번 공지는 결이 조금 다르다.

AIBO는 1999년 소니가 내놓은 자율형 엔터테인먼트 로봇, 그러니까 실용적 목적 없이 같이 사는 것 자체가 목적인 로봇으로, 소니는 이를 최초의 가정용 엔터테인먼트 로봇으로 소개했다. 이름은 Artificial Intelligence roBOt의 약자이면서 일본어 아이보(相棒, 단짝)와 겹치는 이중 의미를 갖는다. 1999년부터 2006년까지 5개 계열이 나와 누계 15만 대 이상이 팔렸고, 12년의 공백을 거쳐 2018년 ERS-1000으로 돌아왔다.

1999년 6월 1일, 3,000대가 20분 만에 팔렸다

소니는 1999년 5월 11일 4족 보행 엔터테인먼트 로봇 AIBO를 발표하고, 6월 1일 자사 웹사이트를 통해 인터넷 한정 예약 판매를 시작했다. 전 세계 5,000대 한정으로 일본에 3,000대, 미국에 2,000대를 배정했다. 일본 물량 3,000대는 판매 개시 20분 만에 매진됐다. 가격은 25만 엔.

1999년 시점에 인터넷으로만 25만 엔짜리 로봇 강아지를 판다는 발상 자체가 실험이었다. 개발은 소니 컴퓨터 사이언스 연구소에서 시작해 1997년 도이 토시타다(土井利忠)가 이끈 디지털 크리처스 랩으로 이어졌고, AI 부분은 후지타 마사히로가 맡았다. 초기 바디 디자인은 소라야마 하지메(空山基)의 작업으로 알려져 있다. ERS-110은 높이 약 26.6cm, 무게 약 1.6kg, 자유도 18축이었다. 자유도는 독립적으로 움직이는 관절 축의 개수를 뜻한다.

모델 계보는 7년 동안 다섯 갈래로 갈라졌다

모델시기가격(발매 당시)메모
ERS-110 / ERS-111199925만 엔1세대. 18축. 110은 5,000대 한정, 111은 일반 판매
ERS-2102000년 11월 16일 예약 개시(출하는 12월 상순)15만 엔20축. 음성 인식과 사진 촬영, 머리와 등의 터치 센서
ERS-2202001년 11월18만 엔개보다 메카에 가까운 SF 스타일 외형
ERS-311 라테 / ERS-312 마카롱20019만 8천 엔저가 보급형. 라테는 크림색, 마카롱은 검정 기반
ERS-7 (M1/M2/M3)2003 ~ 2005자료마다 차이(미국 약 US$1,500~2,000로 알려져 있다)최종 세대. AIBO MIND 소프트웨어, 무선 LAN 내장

ERS-7은 명시적으로 "강아지"를 표방한 첫 모델이다. 64비트 RISC 프로세서에 64MB RAM, 35만 화소 CMOS 카메라, IEEE 802.11b 무선 LAN을 넣었고 자유도는 20축(머리 3, 다리 12, 귀 2, 꼬리 2, 입 1)이다. 크기는 180 x 278 x 319mm, 무게는 배터리와 메모리스틱 포함 1.6kg. 인격에 해당하는 소프트웨어 AIBO MIND는 세 번 갱신되어 MIND 2에서 물체 인식과 개체 간 통신이, MIND 3에서는 사전 녹음된 음성으로 영어와 일본어를 말하는 기능이 들어갔다.

성격이 메모리스틱에 담겨 있었다는 점이 지금 봐도 재미있다

AIBO의 행동 데이터와 학습 상태는 본체가 아니라 꽂아 넣는 메모리스틱에 있었다. 스틱을 바꾸면 같은 몸에 다른 성격이 들어온다. 지금 기준으로는 로컬 상태 저장에 불과하지만, 클라우드가 없던 시절에 개성을 탈착 가능한 매체로 만든 설계는 명쾌하다.

소프트웨어 구조에는 OPEN-R라는 이름이 붙었다. 소니가 정한 로봇용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모듈 규격으로, 나중에 공개된 OPEN-R SDK는 C++로 작성됐고 GCC 3.3을 약간 패치한 환경에서 크로스 컴파일한다. 카네기멜론에서 나온 오픈소스 프레임워크 Tekkotsu도 OPEN-R 위에서 동작한다. 덕분에 AIBO는 1999년부터 2008년까지 로보컵 4족 리그의 표준 플랫폼으로 쓰였다. 상업적으로는 완구였지만 연구실에서는 진짜 연구 장비였다.

2006년 철수, 그리고 2015년 합동 장례식

소니는 2006년 1월 AIBO 사업 종료를 발표했다. ERS-7M3 생산은 그해 3월에 끝났다. 그 뒤에도 소니는 이른바 "AIBO 클리닉"에서 수리를 받아줬지만 그 지원도 2014년에 종료됐다(자료에 따라 2013년으로 적기도 한다). 부품 공급이 끊긴 순간 AIBO는 고칠 수 없는 기계가 됐다.

여기서 유명한 일이 벌어진다. 소니가 손을 뗀 뒤 AIBO 수리를 이어받은 일본 업체 A-Fun은 도너로 쓸 개체를 분해하기 전에 지바현 이스미시의 450년 된 절 고후쿠지에서 공양을 올렸다. 2015년 1월 첫 합동 장례식에는 AIBO 17대가 놓였다. A-Fun 대표 노리마쓰 노부유키는 부품을 떼기 전에 먼저 장례를 치른다고 말했다. 공양은 그 뒤로도 이어져 2018년 4월 행사에서는 114대가 각자 어느 집에서 왔는지 적은 이름표를 달고 놓였고, 그 시점까지 누적 대상은 800대가 넘는 것으로 보도됐다.

수집가 입장에서 구형 AIBO의 약점은 이 대목에 다 들어 있다. 관절 기어 마모와 파손, 특히 다리와 목 구동부가 흔한 고장이고 배터리는 사실상 소모품이다. 순정 배터리는 이미 없다. 지금 중고 개체를 들일 생각이라면 관절이 제대로 서는지, 배터리 대체품이 유통되는 모델인지 먼저 확인하는 편이 낫다.

2018년 ERS-1000은 클라우드를 전제로 다시 설계됐다

소니는 2017년 11월 1일 부활을 발표하고 2018년 1월 11일 신형 aibo ERS-1000을 일본에서 발매했다. 표기가 대문자 AIBO에서 소문자 aibo로 바뀌었다. 본체 198,000엔에 더해 aibo 베이직 플랜 가입이 필요했고, 3년분 일괄 90,000엔 또는 36개월 월 2,980엔 중에 고르는 방식이었다(모두 세금 별도).

  • 구동: 머리, 입, 목, 허리, 다리, 귀, 꼬리에 걸쳐 합계 22축
  • : OLED 디스플레이 2장
  • 카메라: 코 끝의 어안 카메라와 허리의 SLAM 카메라. SLAM은 자기 위치 추정과 지도 작성을 동시에 하는 기법으로, 방 구조를 익히는 데 쓴다
  • 센서: 전방 ToF 거리 센서, 낙하 감지용 측거 센서, 모션 센서, 조도 센서, 머리와 턱과 등과 발바닥의 터치 센서
  • 오디오: 마이크 4개, 스피커
  • 통신: LTE와 Wi-Fi 802.11b/g/n(2.4GHz)
  • 본체: 64비트 쿼드코어 CPU, 약 180 x 293 x 305mm, 약 2.2kg
  • 전원: 연속 동작 약 2시간, 충전 약 3시간

ERS-7과 결정적으로 다른 점은 학습 결과가 클라우드에 있다는 것이다. 성격은 메모리스틱이 아니라 계정에 붙는다. 본체가 망가져도 데이터는 남고, 대신 구독을 끊으면 상당 부분 기능이 멈춘다. 1999년 설계와 정확히 반대 방향의 선택이고, 이 구조가 이후 논쟁의 씨앗이 된다.

소니는 aibo를 개발 대상으로도 열었다

2019년 11월 11일 소니는 aibo의 소프트웨어 API를 일반에 공개했다. aibo 디벨로퍼 프로그램이라는 라이선스 체계 아래 무료로 제공되며, HTTP로 호출하는 Web API와 프로그래밍 지식 없이 동작을 조립하는 aibo 비주얼 프로그래밍 두 갈래다. 대상은 aibo를 소유한 사람 전원이다. 실기가 있어야 한다는 점에서 진입 장벽은 있지만, 완제품 반려 로봇에 공식 API가 붙은 사례 자체가 드물다.

소니는 오너와의 생활을 마치고 베이직 플랜이 해지된 개체를 기증받아 다음 쓰임으로 넘기는 aibo 里親(사토오야, 위탁 양육)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15만 대를 팔고 부품 공급을 끊었던 2006년의 교훈이 반영된 장치로 읽힌다.

2026년 6월 25일 공지는 2006년과 다르다

소니는 2026년 6월 25일 공식 사이트에 ERS-1000/W(아이보리 화이트)의 국내 판매를 재고 소진에 따라 종료한다고 올렸다. 다만 같은 공지에서 aibo 베이직 플랜과 프리미엄 플랜, aibo 케어 서포트, 액세서리와 교환 부품 판매, My aibo 앱, 치료(수리), aibo 도크 서비스는 모두 계속한다고 못박았다. 사업 철수가 아니라 현행 하드웨어 판매 종료라는 뜻이다.

실제로 소니는 그 직전인 2026년 3월 My aibo 앱을 버전 10으로 크게 갱신했다. UI 전면 개편과 함께 전날 있었던 일의 요약과 일기, aibo가 찍은 사진을 모아 보여주는 aibo Memories, 이벤트 한정 체험을 제공하는 aibo Party가 들어갔다. 판매를 접는 제품에 이 정도 업데이트를 넣지는 않는다.

지금 AIBO를 만져보려면

구형 AIBO를 화면 안에서 온전히 재현하는 방법은 마땅치 않다. Tekkotsu의 Mirage 시뮬레이터나 Webots의 ERS-7 모델 같은 연구용 시뮬레이션 환경이 있긴 하지만, 몸이 곧 기능인 기계라서 실기를 대신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대신 자료 쪽은 의외로 살아 있다.

  • archive.org: ERS-7용 AIBO MIND 커스텀 데이터를 포함해 AIBO 관련 소프트웨어와 문서가 올라와 있다. 검색어는 모델 번호(ERS-7, ERS-210)로 넣는 편이 정확하다.
  • AIBO WIKI(aibo.miraheze.org): 모델별 사양과 색상 배리에이션을 정리한 커뮤니티 위키. 소니 공식 자료가 사라진 구간을 메운다.
  • Tekkotsu(tekkotsu.org): 카네기멜론의 ERS-7 프레임워크 문서가 남아 있다. OPEN-R SDK 시절 개발 환경이 어땠는지 보려면 여기가 빠르다.
  • 현행 aibo: 소니 공식 사이트의 사양 페이지와 헬프 가이드가 센서 구성까지 공개돼 있어, 실기가 없어도 하드웨어 구성을 읽을 수 있다.

1999년의 AIBO는 성격을 손에 쥐고 뽑을 수 있는 기계였고, 2018년의 aibo는 성격이 서버에 있는 기계다. 27년 사이에 개인용 로봇이 어디로 갔는지 이 두 문장만큼 잘 보여주는 사례를 찾기 어렵다. 그리고 두 번 다 마지막에 남은 문제는 같다. 회사가 지원을 멈춘 뒤 이 물건을 누가 살려두느냐.

자주 묻는 질문

AIBO 첫 모델은 언제 얼마에 나왔나?

1999년 5월 11일 발표, 6월 1일 소니 웹사이트에서 인터넷 한정 예약 판매를 시작했다. 가격은 25만 엔이고 전 세계 5,000대 한정으로 일본 3,000대, 미국 2,000대를 배정했다. 일본 물량은 20분 만에 매진됐다.

AIBO라는 이름의 뜻은?

Artificial Intelligence roBOt의 약자이면서 동시에 일본어 아이보(相棒, 단짝)와 발음이 겹치는 이중 의미다. 2018년 부활 때 표기가 대문자 AIBO에서 소문자 aibo로 바뀌었다.

구형 AIBO는 왜 단종됐고 수리는 왜 끊겼나?

소니는 2006년 1월 구조조정 과정에서 AIBO 사업 종료를 발표했고 ERS-7M3 생산은 그해 3월에 끝났다. 이후 유지되던 수리 지원도 2014년에 종료되면서 순정 부품 공급이 끊겼다. 이 때문에 일본에서는 수리 업체가 도너 개체를 분해하기 전 절에서 공양을 올리는 합동 장례식이 2015년부터 열렸다.

2018년 신형 aibo ERS-1000의 주요 사양은?

합계 22축 구동, OLED 눈 2장, 코의 어안 카메라와 허리의 SLAM 카메라, ToF 거리 센서, 마이크 4개, LTE와 Wi-Fi 연결을 갖췄다. 64비트 쿼드코어 CPU에 크기는 약 180 x 293 x 305mm, 무게 약 2.2kg, 연속 동작 약 2시간이다.

2026년 6월 판매 종료 발표로 aibo 서비스도 끝나나?

아니다. 2026년 6월 25일 공지는 ERS-1000/W의 일본 국내 판매를 재고 소진에 따라 종료한다는 내용이며, 베이직 플랜과 프리미엄 플랜, 케어 서포트, 부품 판매, My aibo 앱, 수리, aibo 도크 서비스는 계속한다고 명시했다.

aibo를 프로그래밍할 수 있나?

2019년 11월 11일 소니가 aibo API를 일반 공개했다. aibo 디벨로퍼 프로그램에 동의하면 무료로 쓸 수 있고, Web API와 코딩 없이 동작을 만드는 aibo 비주얼 프로그래밍을 제공한다. 단 실기를 소유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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