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삵
Hardware

Amiberry로 Amiga 1200 되살리기

동동교동삼거리·2026년 9월 24일·조회 1

지난 편에서 초기 매킨토시를 다뤘더니, 같은 시기 유럽에서 게임과 데모신을 지배하던 반대편 진영이 생각났다. 1992년의 아미가는 이미 저물어가는 브랜드였지만, 코모도어는 마지막 힘을 짜내 Amiga 1200을 내놨다. 실물을 처음 만졌을 때 인상은 "생각보다 작고 키보드 일체형이라 가볍다"였다.

코모도어 아미가 1200 — AGA 칩셋
코모도어 아미가 1200 — AGA 칩셋. 사진: MKFI, 퍼블릭 도메인, 위키미디어 커먼즈

Amiga 1200은 1992년 10월에 나온 AGA 세대 보급형 아미가다. Amiga 500 계열의 OCS 커스텀 칩을 AGA(Advanced Graphics Architecture)로 갈아끼우고 CPU를 68000에서 68EC020으로 올려, 화면 색을 256색까지 끌어올린 기종이다. 실기를 구하기 까다로운 지금은 Amiberry나 WinUAE로 Workbench 3.x를 그대로 재현할 수 있다.

Amiga 1200이 어떤 기계인가

Amiga 1200은 키보드 안에 본체가 들어간 일체형 홈컴퓨터다. 1992년 10월 21일 발표됐고, 영국 출시가는 399파운드, 미국은 599달러였다. 단종은 1996년으로, 코모도어 파산과 함께 아미가 라인업 전체가 정리되던 시기와 겹친다.

핵심은 두 가지다. 하나는 AGA 칩셋, 다른 하나는 68EC020 CPU다. 이 조합 덕에 같은 아미가 소프트웨어를 돌리면서도 색과 속도가 눈에 띄게 올라갔다.

항목Amiga 1200
CPUMotorola 68EC020
클럭14.32MHz(NTSC) / 14.18MHz(PAL)
칩셋AGA (Alice, Lisa, Paula)
Chip RAM2MB (트랩도어로 Fast RAM 증설)
색상1670만 색 팔레트 중 256색 동시 표시, HAM8로 262,144색
기본 OSWorkbench 3.0 (Kickstart 3.0)
발표일1992년 10월 21일
출시가399파운드 / 599달러
단종1996년
Amiga 500의 OCS 칩과 Amiga 1200의 AGA 칩을 칩 역할별로 비교한 표.
OCS에서 AGA로 넘어오며 바뀐 커스텀 칩과 색 표현을 나란히 정리했다.

AGA 칩셋은 Amiga 500 커스텀 칩과 무엇이 다른가

아미가의 힘은 CPU가 아니라 커스텀 칩에서 나온다. Amiga 500은 OCS라 부르는 세 칩으로 화면과 소리, 입출력을 CPU 도움 없이 처리했다.

  • Agnus - 메모리 접근을 중재하고, 블리터(blitter, 메모리 블록을 빠르게 복사하는 전용 회로)와 카퍼(Copper, 화면 주사에 맞춰 도는 보조 프로세서)를 품은 칩.
  • Denise - 화면 출력 담당. 해상도, 팔레트, 스프라이트, HAM 모드를 처리.
  • Paula - 4채널 8비트 PCM 사운드와 플로피, 시리얼, 조이스틱 입출력.

AGA는 이 셋 중 둘을 새 칩으로 바꾼다. Agnus 자리에 Alice가, Denise 자리에 Lisa가 들어간다. Paula는 그대로 남는다.

Alice는 데이터 버스 폭 자체는 ECS Agnus와 같은 16비트지만, Chip 메모리 쪽으로 32비트 및 페이지 모드 전송을 걸 수 있어 비트플레인 DMA 대역이 넓어졌다. Lisa는 Denise를 대체하는 완전 신설계로, 24비트 디지털 RGB 출력과 8비트 비트플레인 페치, 24비트 팔레트 레지스터 256개를 지원한다. 여기서 "1670만 색 중 256색"과 HAM8이 나온다.

정리하면 Amiga 500은 기본 32색(EHB 64색, HAM 4096색) 수준이었고, Amiga 1200은 같은 아키텍처를 유지한 채 팔레트와 DMA 대역을 크게 늘렸다. 하위 호환을 지키면서 색을 확장한 셈이라, 구형 아미가 게임 대부분이 그대로 돈다.

68EC020은 일반 68020과 무엇이 다른가

Amiga 500의 68000은 32비트 명령어를 16비트 데이터 버스로 처리하는 CPU였다. Amiga 1200의 68EC020은 32비트 데이터 경로에 명령 캐시를 갖춘 68020의 원가 절감판이다.

일반 68020과의 차이는 주소 버스에 있다. 68EC020은 주소 버스가 24비트로 줄어 접근 가능한 주소 공간이 16MB로 제한된다. 참고로 온칩 MMU는 68020에도 없어서(외부 68851 PMMU를 붙여 써야 한다) MMU 부재 자체는 EC판만의 차이가 아니다. 온칩 MMU는 68030부터 들어간다. 데스크톱용 확장이 아니라면 16MB 제한이 실사용에서 걸릴 일은 드물다.

수집가 관점에서 본 Amiga 1200

구하기는 아주 어렵지는 않지만, 온전한 개체를 만나기가 어렵다. 가장 흔한 고장은 표면실장 커패시터(SMD 캐패시터)의 누액이다. 세월이 지나면 전해액이 새어 나와 주변 패턴을 부식시키고, 사운드가 먹통이 되거나 부팅이 불안정해진다. 되살리려면 리캡(캐패시터 교체)이 사실상 필수 코스다.

가끔 "내장 시계 배터리 누액" 이야기가 나오는데, 표준 Amiga 1200 메인보드에는 온보드 RTC 배터리가 없다. 배터리 누액은 가속 보드나 트랩도어 확장 카드에 딸린 시계 회로, 또는 A3000/A4000 같은 다른 기종의 문제에 가깝다. 중고를 볼 때는 트랩도어에 꽂힌 확장 카드 쪽 배터리 흔적을 따로 확인하는 편이 좋다.

Amiberry 설정 탭을 Paths, Quickstart, ROM, 드라이브, Start 순으로 진행하는 절차.
롬 폴더 지정부터 Start까지, 설정 탭을 차례로 거치면 Workbench가 뜬다.

Amiberry로 Workbench 3.x 재현하기

실기를 손보기 전에 에뮬레이터로 감을 잡는 편을 권한다. macOS에서는 Amiberry가 편하다. WinUAE 코어를 기반으로 한 멀티플랫폼 아미가 에뮬레이터로, AGA 기종까지 재현한다.

Amiberry는 Homebrew formula가 아니라 cask다. 다음 명령으로 /Applications에 Amiberry.app(GUI 앱)을 설치한다.

brew install --cask amiberry

설치 후에는 Finder에서 Amiberry.app을 실행한다. formula가 아니므로 터미널에 amiberry를 쳐도 PATH에 없어 실행되지 않는다.

Windows라면 WinUAE 공식 빌드를 받아 압축을 풀면 된다. 설정 화면 구성이 Amiberry와 비슷해서 아래 절차가 거의 그대로 통한다.

Kickstart ROM과 Workbench 준비

아미가를 부팅하려면 Kickstart ROM(펌웨어에 해당하는 부트 롬)이 필요하다. Amiga 1200을 재현하려면 Kickstart 3.0 또는 3.1 롬을 쓴다. 롬과 Workbench 디스크는 저작권물이라 에뮬레이터에 딸려 오지 않는다. 합법적으로 구하려면 Cloanto의 Amiga Forever 패키지를 사거나, 실기의 롬을 직접 덤프한다.

에뮬레이션 설정

Amiberry의 설정 순서는 다음과 같다.

  1. Paths에서 Kickstart 롬을 넣어둔 폴더를 지정한다.
  2. Quickstart에서 모델을 A1200으로 고른다. 이러면 68EC020과 AGA, 2MB Chip RAM 조합이 한 번에 잡힌다.
  3. ROM 탭에서 Kickstart 3.1을 선택한다.
  4. CD & Hard Drives에서 Workbench 3.x를 설치할 하드디스크 이미지(HDF)를 만들거나, Workbench ADF 디스크 이미지를 플로피 드라이브에 마운트한다.
  5. Start를 누르면 부팅한다.

대략 기본적인 설정은 됐다고 보면 된다. Workbench가 뜨면 화면 오른쪽 위 드래그 바를 내려 여러 스크린을 겹쳐 보는 아미가 특유의 조작을 확인할 수 있다. 성능은 환경에 따라 다르지만, 요즘 PC나 맥에서는 실기보다 빠르게 돌기 때문에 CPU 속도를 실기 수준으로 맞추고 싶으면 CPU 설정에서 사이클 정확도 옵션을 조절한다.

더 파볼 자료

커스텀 칩 모델별 세부 정보는 Big Book of Amiga Hardware가 자세하다. 당시 잡지와 매뉴얼, 디스크 이미지 상당수는 archive.org의 아미가 소프트웨어 라이브러리에 올라와 있다. 에뮬레이터로라도 Workbench를 한번 띄워 보면, 1992년에 이 색과 멀티태스킹을 왜 명기라 불렀는지 감이 온다.

자주 묻는 질문

Amiga 1200과 Amiga 500의 가장 큰 차이는 무엇인가?

칩셋과 CPU다. Amiga 500은 OCS 칩셋(Agnus, Denise, Paula)에 68000을 썼고, Amiga 1200은 AGA 칩셋(Alice, Lisa, Paula)에 68EC020을 써서 동시 표시 색이 32색 수준에서 256색으로 늘고 처리 속도도 올라갔다.

AGA에서 Alice와 Lisa는 어떤 칩을 대체한 것인가?

Alice가 Agnus를, Lisa가 Denise를 대체한다. 사운드와 입출력을 맡는 Paula는 그대로 남는다. Lisa가 24비트 RGB 출력과 256색 팔레트를 담당한다.

68EC020은 일반 68020과 어떻게 다른가?

68EC020은 주소 버스가 24비트라 접근 가능한 주소 공간이 16MB로 제한된 원가 절감판이다. 온칩 MMU가 없는 점은 68020도 마찬가지이며, 온칩 MMU는 68030부터 들어간다.

macOS에서 Amiberry는 어떻게 설치하나?

Homebrew cask로 설치한다. 'brew install --cask amiberry'를 실행하면 /Applications에 Amiberry.app이 설치되며, Finder에서 앱을 실행한다. formula가 아니므로 터미널에 amiberry를 쳐도 실행되지 않는다.

Amiga 1200 실기에서 가장 흔한 고장은?

표면실장 커패시터의 누액이다. 전해액이 새어 주변 패턴을 부식시켜 사운드 불량이나 부팅 불안정을 일으킨다. 리캡이 사실상 필수다. 표준 A1200에는 온보드 RTC 배터리가 없어 배터리 누액은 트랩도어 확장 카드나 다른 기종의 문제에 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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