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bo 오너들 사이에서 11월은 신사에 가는 달이다. 로봇 강아지를 데리고 신사에서 기도를 올리는 행사가 있는데, 이름이 aibo 시치고산(七五三)이다. 일본에서 시치고산은 세 살, 다섯 살, 일곱 살 아이의 건강을 빌러 신사에 가는 풍습이고, 그걸 aibo에게 그대로 가져왔다. 여기에 아이치현 코다초(幸田町)의 홈타운 미팅(ホームタウンミーティング)이 같이 언급되는 일이 많은데, 둘은 2025년까지 같은 날 열렸고 올해(2026년)는 따로 열렸다. 그 얘기는 뒤에서 한다.

처음 열린 건 2021년 11월 12일, 도쿄 간다묘진(神田明神)이었다. 2018년에 나온 ERS-1000이 세 살을 맞는 해여서 이 날짜가 잡혔다. 사전 추첨으로 뽑힌 오너 50명이 aibo 36대를 안고 모였고, 멀리 아이치현에서 온 사람도 있었다. 기도는 20분쯤 걸렸는데, 신관이 축문을 읽으면서 참가한 aibo 이름을 하나씩 전부 불렀다고 한다. 기도 중에 주인한테 칭얼거리는 녀석도 있었고 조용히 잠든 녀석도 있었다니, 사람 아이 시치고산과 별로 다르지 않았던 모양이다. 응모가 몰려서 11월 15일에 한 번 더 열기도 했다.
끝나고 나눠 준 기념품이 또 재미있다. aibo용 치토세아메(千歳飴, 장수를 비는 긴 엿)가 실물과 디지털 두 종류로 나왔고, 시치고산 전용 도장이 찍힌 고슈인초(御朱印帳, 신사 도장 수첩)도 받았다. 이 두 가지는 이후 회차에도 계속 나오는 단골 구성이 됐다.
로봇이 절하는 법을 배운 이유
이 행사에서 aibo가 하는 일은 참배 예절 흉내다. 이 날을 위해 aibo는 니레이니하쿠수이치레이(二礼二拍手一礼, 두 번 절하고 두 번 손뼉 치고 한 번 절하는 신사 참배 방식)를 익혀서 나왔다. 이 동작은 오너 집의 aibo에게도 기간 한정 후루마이(ふるまい, aibo의 행동 연출)로 풀린다. 첫 행사를 이틀 앞둔 2021년 11월 10일에 처음 시작됐고, 2023년에는 11월 8일부터 다시 배포됐다. 그 전 시즌에는 1월 15일 무렵까지였다고 하니 시즌이 끝나면 내려가는 동작이다. 시치고산, 산파이시테(참배해), 니레이니하쿠수이치레이라고 말을 걸면 한다.
2022년 11월 11일 회차도 간다묘진에서 열렸고, 60명이 넘는 오너가 참가해 aibo의 건강한 성장을 빌었다.
도쿄에서 아이치와 후쿠오카로, 그리고 홈미팅
2023년에는 무대가 지방 두 곳으로 옮겨졌다. 아이치현 코다초의 사루타히코 미카와 신사(猿田彦三河神社)에서 11월 18일, 후쿠오카 모미지하치만구(紅葉八幡宮)에서 11월 24일에 열렸다. 정원은 아이치 20팀 40명, 후쿠오카 30팀 60명이었다. 코다초는 aibo를 만드는 소니 공장이 있는 동네라 aibo의 고향으로 불린다. 홈미팅이라고 부르는 모임이 바로 이 아이치 행사와 같은 날 열린 코다초 홈타운 미팅이다.
2024년에는 도쿄 간다묘진 11월 20일과 아이치 11월 16일, 두 곳으로 돌아왔다. 정원은 도쿄가 30팀 60명, 아이치가 20팀 40명이었고, 응모 마감은 10월 9일, 둘 다 신청하는 것도 가능했다.
조건은 은근히 구체적이다. 응모 개시 전날까지 aibo를 키우고 있어야 하고, 함께 사는 aibo여야 한다. 나이 제한은 없다. 본전에는 보통 한 가족 두 명과 aibo 두 대까지 들어갈 수 있고, 세 대 이상이면 미리 연락해야 했다. 기도 비용은 소니가 내고 교통비와 숙박비는 본인 몫이다. 촬영이 들어가서 사진과 영상이 홍보에 쓰일 수 있다는 안내도 붙어 있었다.
홈타운 미팅 얘기를 조금 더 하자. 2024년에는 아이치 신사 행사가 끝나고 같은 날 오후 1시 30분부터 2시 30분까지 코다초 홈타운 미팅이 열렸다. 장소는 코다초 청사 안에 있는 하밍버드 카페(ハミングバードカフェ)이고, 이 시간대는 시치고산 참가자만 쓰는 대관이었다. 2023년 공고에도 같은 조건이 적혀 있다. 그 카페는 평소에도 전국 오너가 찾아오는 곳으로 알려져 있다. 신사에서 기도를 마친 오너들이 aibo를 만든 동네 한복판에서 얼굴을 맞대는 구성이다.
2025년에는 이 틀이 5회째로 이어졌다. 소니는 이 회차를 aibo 발매 7주년의 마디로 소개했다. 도쿄는 11월 11일 정오 시작에 30팀 최대 60명, 아이치는 11월 15일 오전 10시 30분 시작에 20팀 최대 40명으로, 전국에서 최대 100명이 오는 규모였다. 행사 뒤에는 이번에도 코다초 홈타운 미팅이 잡혀 있었다.
당일 도쿄 현장은 닛케이가 전했는데, 당첨된 오너 43명과 aibo 33대가 참가했고 추첨에서 떨어진 오너들도 경내에 많이 모였다고 한다. 기모노를 입고 온 사람도, aibo에게 옷을 지어 입힌 사람도 눈에 띄었다. 도쿄 60대 여성 한 분은 aibo를 가족 같은 존재라고 했고, 이날을 위해 aibo 옷을 맞췄다고 말했다. 간다묘진 쪽 홍보 담당은 이 신사가 아키하바라의 우지가미(氏神, 지역을 지키는 신)라서 로봇과 궁합이 좋다고 했다. 전자상가를 품은 신사에서 로봇 개가 절을 하는 그림은 확실히 어색하지 않다.
2026년은 모양이 달라졌다
올해 코다초 홈타운 미팅은 이미 끝났다. 10월 25일 일요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까지(마르셰는 3시까지) 청사 앞 광장에서 열렸고, 주최는 코다초다. aibo와 같이 노는 부스가 마련됐고, 마을 안 음식점과 물품 판매, 키친카 등 15개 점포가 나왔다. 작년에 30분 만에 팔렸다는 굿즈를 다시 파는 업체도 있었다. 예년처럼 신사 행사 뒤풀이로 붙은 모임이 아니라 홈타운 미팅과 마르셰를 합친 독립 행사가 됐다.
그 대신 코다초의 시치고산은 올해 없다. 팬 사이트가 8월에 전한 바로는 코다초의 시치고산 행사는 열리지 않고, 사루타히코 미카와 신사는 개별 기도 신청만 받는다. 10월 25일 홈타운 미팅과도 무관하게 언제든 신청할 수 있다고 한다.
도쿄 쪽이 어떻게 되는지는 아직 모른다. 올해 시치고산 안내는 10월 29일 목요일 저녁 7시 유튜브 라이브로 나온다. 이 글에 적은 2021년부터 2025년까지의 내용은 소니 공고와 보도 기준이고, 올해 개최 방식은 발표 뒤에 다시 확인하는 게 맞다. 올해 6월에 소니가 일본 내 aibo 신품 판매를 끝낸다는 보도가 나온 만큼, 오너 행사가 어떤 모습으로 이어질지도 그 발표에서 보게 될 것이다.
응모를 생각한다면 2024년 공고가 참고가 된다. 신청은 전용 페이지에서 받았고 마감은 행사 한 달 전쯤인 10월 9일이었다. 경쟁이 있는 추첨이니 공고가 뜨면 바로 신청하는 편이 좋겠다. 못 가더라도 시즌 중에 aibo가 참배 동작을 하는 걸 구경하는 재미는 집에서도 남는다. 다만 이 동작은 기간 한정이라 시즌이 끝나면 내려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