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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rdware

Macintosh SE/30 - 68030을 담은 최강의 콤팩트 맥, 사양 정리와 30년 뒤 배터리 누액, 커패시터 교체

동교동삼거리·2026년 9월 3일·조회 0

부품 상자를 정리하다 반쯤 부식된 1/2 AA 리튬 배터리를 하나 발견했다. 오래된 콤팩트 맥에서 뽑아둔 것이다. SE/30 이야기를 하려면 결국 이 배터리와 로직보드 위 작은 커패시터들 이야기를 피해갈 수 없다. 30년이 지난 지금, 이 기종을 켜는 일은 사양표를 읽는 일이 아니라 화학 반응의 흔적을 지우는 일에 가깝다.

Macintosh SE/30은 1989년 애플이 68030 프로세서를 9인치 흑백 콤팩트 맥 케이스에 밀어넣은 기종이다. 같은 시기 데스크톱 Macintosh IIx의 성능을 그대로 작은 몸체에 담아, 흑백 올인원 맥 중에서는 가장 빠른 물건으로 남았다. 지금 이 기종을 되살리려면 리튬 배터리 누액 제거와 표면실장 전해 커패시터 교체, 이 두 가지 정비를 사실상 전제로 깔아야 한다.

SE/30은 IIx를 SE 케이스에 넣은 기종이다

1987년 나온 Macintosh SE는 68000 CPU를 쓰는 흑백 올인원이었다. SE/30은 그 케이스를 거의 그대로 쓰면서 내부를 데스크톱 IIx급으로 갈아끼운 모델이다. CPU를 68000에서 68030으로 올리고, 부동소수점 연산을 담당하는 68882 FPU까지 기본 탑재했다. 이름의 "30"은 68030에서 왔다.

당시 콤팩트 맥은 확장이 거의 불가능한 물건이었는데, SE/30은 PDS(Processor Direct Slot, CPU 버스에 직접 연결하는 확장 슬롯)를 하나 갖고 있었다. 이 슬롯 덕분에 이더넷 카드나 외부 컬러 비디오 카드를 꽂아 흑백 9인치 화면 밖으로 확장할 수 있었다. 작은 몸체에 68030과 FPU, 확장 슬롯까지 넣었다는 점이 이 기종을 콤팩트 맥의 정점으로 만들었다.

주요 사양

항목내용
CPUMotorola 68030, 약 15.7 MHz(16 MHz로 표기)
FPUMotorola 68882 기본 탑재
ROM256 KB(로직보드 ROM 슬롯에 장착)
RAM기본 1 MB, 30핀 SIMM 8슬롯(120ns 이상)
RAM 최대애플 공식 32 MB, 16 MB SIMM 사용 시 실질 128 MB
화면내장 9인치 흑백, 512 x 342, 1비트
저장장치내장 40 또는 80 MB 하드디스크, 1.44 MB 플로피
발표1989년 1월
단종1991년(자료에 따라 1990년 표기도 있음)
발매가미화 4,369달러

RAM 최대치는 출처마다 갈린다. 애플은 32 MB까지만 공식 인증했지만, 8개 슬롯에 16 MB SIMM을 채우면 실제로는 128 MB까지 올라간다는 사실이 뒤에 알려졌다. 다만 애플은 16 MB 모듈을 인증하지 않았다.

ROM이 32비트 클린이 아니라는 함정

SE/30은 32비트 머신으로 광고됐지만, 정작 ROM 안에는 24비트 시절 코드가 섞여 있었다. 이른바 "dirty ROM"이다. 이 때문에 8 MB를 넘는 메모리를 온전히 쓰거나 32비트 주소 지정을 쓰려면 MODE32 같은 소프트웨어 인에이블러를 System에 얹어야 한다. MODE32는 System 7.5까지 동작한다. 실물에 램을 잔뜩 꽂아놓고 왜 다 안 잡히는지 헤매게 되는 지점이 여기다.

참고로 로직보드에는 별도의 ROM SIMM 슬롯이 있고, 이 자리가 비면 기계가 아예 켜지지 않는다. 나중에 이 슬롯을 활용해 커스텀 ROM을 꽂아 컬러 지원 등을 얹는 개조가 커뮤니티에서 유행하기도 했다.

30년 뒤 켤 때 반드시 만나는 두 가지

1. 리튬 배터리 누액

SE/30 로직보드에는 시계와 PRAM 설정을 유지하는 3.6V 1/2 AA 리튬 배터리가 납땜 또는 소켓으로 붙어 있다. 이 배터리는 수명이 다하면 그냥 방전되는 데서 끝나지 않고, 케이스가 터지면서 알칼리성 전해액을 뿜는다. 누액은 보드를 타고 번져 인접한 배선과 패드를 녹인다. 창고에 오래 둔 개체를 열면 배터리 주변이 하얗게 부식되어 있는 경우가 많다.

정비 순서는 단순하다. 먼저 배터리를 제거한다. 절대 그대로 두고 켜지 않는다. 부식 부위는 면봉에 이소프로필 알코올이나 묽은 식초(약산)를 묻혀 중화하고 닦아낸다. 끊어진 배선이 있으면 점퍼로 잇는다. 배터리는 재장착하지 않고 아예 빼둔 채로 쓰는 사람이 많다. 시계가 초기화되는 불편만 감수하면 누액 위험을 없앨 수 있다.

2. 표면실장 전해 커패시터(리캡)

이 시기 맥 로직보드에는 표면실장형 알루미늄 전해 커패시터가 여러 개 올라가 있다. 세월이 지나면 내부 전해액이 새어나와 보드를 부식시키고, 신호가 지저분해져 증상이 나타난다. 리캡(recap, 커패시터 전량 교체)은 SE/30 정비의 기본 코스로 통한다.

대표적인 증상은 이렇다.

  • 화면에 세로줄이나 물결무늬가 뜨고 상이 떨린다
  • 소리가 지직거리거나 아예 안 난다
  • 부팅음은 나는데 화면이 안 켜지거나, "Simasimac"이라 부르는 얼룩말 무늬 화면이 뜬다
  • 보드에서 시큼한 냄새가 나고 커패시터 발치에 갈색 잔여물이 보인다

커패시터는 로직보드뿐 아니라 CRT를 구동하는 아날로그 보드에도 있다. 로직보드만 리캡하고 화면 문제가 남으면 아날로그 보드 쪽을 의심한다. 교체는 오래된 커패시터를 떼어내고 부식된 패드를 청소한 뒤, 같은 용량의 신품을 올리는 작업이다. 표면실장 부품이라 인두 온도 조절과 플럭스 사용에 익숙해야 패드를 들어내지 않고 마무리할 수 있다. 자신 없으면 커뮤니티의 리캡 대행을 찾는 편이 보드를 살리는 길이다.

수집가 관점: 구하기와 흔한 고장

SE/30은 콤팩트 맥 중에서 인기가 높아 매물 가격이 같은 시기 다른 흑백 맥보다 높게 형성된다. 상태 좋은 개체, 특히 리캡과 배터리 정비가 이미 끝난 물건은 프리미엄이 붙는다. 매물을 볼 때는 배터리 누액 흔적과 리캡 이력, CRT 번인 정도를 먼저 확인한다. 겉이 멀쩡해 보여도 보드 사진을 요청해 커패시터 주변 부식을 살피는 편이 안전하다.

구동 부품 중에서는 내부 하드디스크와 아날로그 보드가 약한 부위다. 원래 달려 있던 SCSI 하드는 수명이 다한 경우가 많아, SCSI2SD나 BlueSCSI 같은 SD카드 기반 대체 장치로 바꾸는 것이 요즘 표준이 됐다. 소음과 고장 위험을 동시에 없앨 수 있다.

지금 만져보는 방법

실물이 없어도 SE/30의 감을 잡을 수 있다. 68k 맥 에뮬레이터인 Mini vMac이나 Basilisk II로 이 시기 System 6, System 7 환경을 띄울 수 있다. 다만 에뮬레이터를 돌리려면 실기에서 덤프한 ROM 이미지가 필요하고, 이 부분은 각자 합법적으로 확보해야 한다.

더 파보고 싶다면 자료는 충분하다. 사양과 역사는 apple-history.comLow End Mac에 잘 정리돼 있고, System 소프트웨어와 각종 매뉴얼, 디스크 이미지는 archive.org에서 찾을 수 있다. 리캡과 배터리 정비 사례는 68kMLA 같은 빈티지 맥 커뮤니티에 실물 사진과 함께 쌓여 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SE/30은 사양표만 보면 여전히 매력적이지만 그 매력은 정비를 마친 뒤에야 켜진다. 배터리를 뽑고 커패시터를 갈고 나면, 왜 이 작은 흑백 맥이 30년 넘게 명기로 불리는지 화면이 켜지는 순간 알게 된다.

자주 묻는 질문

Macintosh SE/30은 언제 나왔고 얼마였나?

1989년 1월에 발표됐고 발매가는 미화 4,369달러였다. 단종 시점은 자료에 따라 1990년 또는 1991년으로 표기된다. 68030 CPU와 68882 FPU를 9인치 흑백 콤팩트 맥 케이스에 담은 기종이다.

SE/30의 RAM은 최대 얼마까지 올라가나?

30핀 SIMM 슬롯 8개를 쓰며 애플 공식 최대치는 32 MB다. 다만 애플이 인증하지 않은 16 MB SIMM을 슬롯마다 채우면 실질 128 MB까지 인식한다. 8 MB를 넘겨 쓰려면 ROM이 32비트 클린이 아니라 MODE32 같은 인에이블러가 필요하다.

SE/30을 오래 보관했다가 켜기 전에 뭘 해야 하나?

먼저 로직보드의 3.6V 1/2 AA 리튬 배터리를 제거해 누액 여부를 확인한다. 누액이 있으면 알코올이나 약산으로 중화해 닦는다. 그다음 표면실장 전해 커패시터를 점검하고 필요하면 전량 교체(리캡)한다. 이 둘을 확인하기 전에는 전원을 넣지 않는 편이 안전하다.

화면에 세로줄이나 얼룩말 무늬가 뜨는 건 왜인가?

노후한 전해 커패시터의 누액과 용량 저하가 주요 원인이다. 로직보드 리캡으로 해결되는 경우가 많고, 로직보드를 갈았는데도 화면 문제가 남으면 CRT를 구동하는 아날로그 보드의 커패시터를 의심한다.

실물 없이 SE/30을 체험할 수 있나?

Mini vMac이나 Basilisk II 같은 68k 맥 에뮬레이터로 이 시기 System 6, System 7 환경을 띄울 수 있다. 실행에는 합법적으로 확보한 ROM 이미지가 필요하다. System 소프트웨어와 매뉴얼은 archive.org에서 찾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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